[뉴스에듀] 오는(28일)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밤12시, 버스와 지하철이 멈추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잦아들 무렵 그곳의 하루가 시작된다. 청춘들이 꿈을 향해 밤새 달리는 곳 동대문패션타운의 3일이다.>

▲ 사진=다큐3일 홈페이지

매일 밤 동대문패션타운은 전국에서 모인 소매상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남미 등에서 온 바이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한 평 남짓한 점포 3만 5천여개가 밀집한 이곳의 매출은 연간 9조원.

밤 12시부터 시작해 낮 12시까지 운영되는 도매상가의 주역은 20, 30대 청춘들. 최근 이 세대를 가리켜 경제적인 문제로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부른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3일> 카메라가 만난 청춘들의 눈빛은 달랐다. 꿈을 이루기 위해 밤을 밝히는 대한민국 청춘들의 72시간이다. 

동대문패션타운에만 있는 직업. ‘사입 삼촌’

이곳에는 8~9kg의 옷 꾸러미를 어깨에 메고, 폭이 1m가 채 안 되는 도매상가 통로를 누비는 20, 30대가 있다. ‘사입삼촌’이라 불리는 구매대행업자다. 그들은 매일 물건을 떼러 올 수 없는 지방 소매상인과 인터넷 쇼핑몰업자 대신 물건 구매해 부쳐준다. 

21살, 권선웅 씨는 2달된 초짜 ‘사입삼촌’. 그의 목표는 이곳에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것. 그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대학 의상학과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대문 패션타운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옷을 만들 수 있는 곳. 이곳에서 옷보는 감각을 키우고, 장사 감각을 익히며, 그는 다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 평에서 키우는 꿈

밤샘 영업하고 매장 문을 닫은 뒤에도 동대문패션타운의 청춘들은 잠잘 수가 없다. 폐장 후 3시간이 지난 시각, 불 꺼진 매장들 사이에서 조성식, 이소연 부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편은 정산, 부인은 옷 디자인 중이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 하나로 의류회사를 그만두고 동대문패션타운에 들어온 이들 부부의 일상을 따라가 봤다. 원단가게에서 디자인에 맞는 원단을 고르고, 봉제공장에서 제품이 잘 만들어지는 지 확인하다보니 어느새 오후 4시가 훌쩍 넘은 시각. 이제 집에 들어가 3~4시간 눈 붙이면, 다시 매장으로 나와야한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청춘들의 쪽잠자는 생활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루 평균 6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지만, 모두가 자신의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아니다. 큰돈을 버는 점포는 불과 5%. 이곳의 상인들은 절반 정도가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청춘들은 꿈을 쫓기 위해 잠을 줄이고 있었다. 

졸업장 없이 패션왕을 꿈꾼다

“스펙 뭐 그런 거 따지면 저도 취업하기 힘들죠.” 3년차 사입삼촌 오승훈 씨는 일자리를 구하는데 필수조건이라는 학력, 학점, 외국어 성적은 없다. 더군다나 그는 이 일로 허리디스크까지 얻었다. 하지만 현재 그는 가슴 뛰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몇 년 만 노력하면 매장을 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삼남매가 운영하는 매장의 맏언니 윤원희 씨. 그녀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판다. “중요한 것은 졸업장이 아니라, 손님의 평가”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

패션타운의 청춘들은 유명 의류회사에 다니는 것도, 패션쇼를 여는 디자이너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춘들은 직종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곳에선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은 4월 28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