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은 가운데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뉴스에듀] 3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축자재가 있었던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결과 드러났다.

27일 국과수와 경남지방경찰청은 밀양경찰서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응급실 천장의 스티로폼 단열재와 가연성 물질로 인해 유독가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발화지점인 1층 응급실 천장은 지난해 대형화재가 발생한 제천의 복합건물 지하주차장 천장과 구조가 유사하다”며 “병원 외벽이 제천 화재 때 불쏘시개 역할을 한 ‘드라이비트’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화재는 소방본부가 신고 3분여 만에 출동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 드라이비트 소재가 화재 확산 등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난 밀양 세종병원 천장구조는 석고보드 천장 위에 전기배선이 있고, 그 위에 난연제를 붙인 스티로폼과 모르타르가 층을 이루고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밀양 세종병원 희생자 37명 가운데 사인미상으로 부검이 필요한 4명 외에는 모두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를 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상태다.

경찰과 국과수는 28일 3차 현장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세종 밀양병원처럼 중소형 병원도 유독가스를 자체 배출할 수 있는 배연시설이나 제연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병원 화재 피해가 예상 외로 커진 데는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장성 전남요양병원 화재 이후 전국 요양병원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이전에 지어진 병원의 경우 오는 6월30일까지 설치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이다.

건축법과 소방시설법은 6층 이상의 건물이나 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경우 배연시설이나 제연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대형 참사가 난 밀양 세종병원과 맞붙은 요양병원은 17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하는 시설이었지만, 5층짜리에 바닥면적이 224.69㎡에 불과해 의무 설치 대상에서 모두 비켜나 있다.

37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총 18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와 관련해 범정부사고수습본부가 차려졌다.

수습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30분 기준, 이번 화재로 인해 총 18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중 37명이 목숨을 잃었고 7명이 중상, 136명이 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밀양과 부산 등 인근에 위치한 14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