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조창익, 전교조)가 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교원평가 폐지와 교육적폐청산 촉구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삭발·단식 투쟁을 가졌다.

전교조는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76일 째인 오늘, 우리는 청와대 앞에서 똑같은 요구를 반복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 여전히 ‘노동 무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노동기구는 문재인 정부에게 법외노조 철회와 ILO협약 비준을 촉구했고, 국제연합 사회권위원회도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교단을 황폐화한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폐지하라는 현장의 한결같은 요구도 정부는 묵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가만히 있으라’는 박근혜 적폐 정부와 ‘더 기다리라’는 문재인 새 정부가 과연 크게 다른가?”라고 되물었다.

이날 전교조 조창익 위원장과 시·도 지부장 등 지도부는 집단 삭발식을 거행하고, 조 위원장은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교육적폐 청산을 위해 총력투쟁에 나선다”

박근혜 정부의 시계가 거꾸로 가다가 폐기되더니 문재인 정부의 시계는 조금 가다가 멈춰버렸다. ‘촛불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76일 째인 오늘, 우리는 청와대 앞에서 똑같은 요구를 반복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 ‘노동 존중 사회’는 정부의 선전에서나 존재할 뿐, 우리는 여전히 ‘노동 무시 사회’에 살고 있다.

폭염과 장마가 지속되었던 지난 여름, 전교조는 광화문광장에서 3보1배, 3,000배로 법외노조 철회와 노동3권 보장을 요구했다. 국제노동기구는 문재인 정부에게 법외노조 철회와 ILO협약 비준을 촉구했고, 국제연합 사회권위원회도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교단을 황폐화한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폐지하라는 현장의 한결같은 요구도 정부는 묵살하고 있다. 기다림을 강요하는 답답한 침묵이 우리를 짓누른다. ‘가만히 있으라’는 박근혜 적폐 정부와 ‘더 기다리라’는 문재인 새 정부가 과연 크게 다른가?

‘적폐 청산’이 아니라 ‘적폐 계승’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정부를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우리는, 지난 10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10월 안에 교육적폐 청산을 결단하라고 호소했다. 교육부장관과 노동부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10월이 가기 전 전교조 위원장과 직접 만나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평가·성과급 폐지에 대한 입장을 명쾌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정부와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터서 3대 교육적폐를 말끔히 청산하고 교사들이 교육개혁 주체로 나서는 신명나는 출발점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정부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문재인 정부에게 교육적폐 청산 의지가 없는 것이 확인된 이상, 전교조는 노동조합으로서 사용자인 정부에 대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새로운 교육체제의 수립은 교육적폐 청산 없이 시작조차 할 수 없으며, 교사들의 기본권을 유린한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시키고 경쟁주의 교육정책의 엔진인 교원평가와 성과급의 작동을 중단시키지 않는 한 협력과 자치의 교육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오늘 전교조 위원장의 단식철야농성과 중앙집행위원 전원의 삭발을 통해 투쟁의 포문을 연다.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연가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촛불 정부’,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서도 삭발과 단식을 할 줄은 몰랐다며 한숨 내쉬고 가슴 쓸어내리는 교사들과 시민들이 계실 것이다. 사뭇 고전적으로 보이는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다른 모든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음에도 현실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절박한 심경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결행하는 위원장 단식과 중앙집행위원 삭발은 이 나라 청소년들과 교육주체들의 삶을 옥죄는 교육적폐를 반드시 도려내겠다는 피맺힌 결의이다. 28년 전교조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의 머리카락을 짚신으로 삼아 새로운 교육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뜨거운 다짐이다.

얄팍한 ‘정치적’ 고려에 매몰되어 기본권의 문제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진전을 성취해야 할 ‘촛불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노동부장관이 공문 한 장으로 강행했던 ‘노조로 보지 아니함’ 통보를 지금 당장 ‘직권취소’ 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폐지하여 황폐화된 교단을 시급히 정상화해야 한다.

법외노조 4년, 교원평가 8년, 성과급 17년이다. 이 지긋지긋한 교육적폐를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 ‘적폐 청산의 지연’은 곧 ‘적폐의 연장’이며 역사의 진전을 발목 잡는 퇴행일 뿐이다. 촛불의 ‘곁불’만 쬐고 촛불혁명 ‘코스프레’만 하는 정부, 감성정치와 세련된 이벤트에만 능숙한 정부라는 노동자·민중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문재인 정부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 바란다.

온갖 희생을 무릅쓰며 박근혜 집단의 국정농단과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싸워온 전교조는, 적폐를 연장하려는 역류를 총력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다. 교원 노동기본권 침해를 종식시키고 경쟁주의 교원정책을 폐지시킴으로써 교사들을 교육개혁의 주체로 세워내고 협력적인 교육활동을 고무할 것이다. 나아가 이를 발판으로 국민들이 염원하는 새로운 교육체제를 실현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실천하고 투쟁할 것이다.

2017년 11월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