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사할린’하면 떠오르는 가수 이혜미씨가 사할린 동포를 위한 자선 콘서트를 오는 9월 3일 오후 3시 러시아 연해주 사할린 섬의 수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市 한인문화센터에서 개최한다.

사할린 州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한 이 공연은 식전행사로 난타 및 타악기 공연으로 구성된 식전행사를 포함해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사회는 가수이자 방송인인 박세민이 맡았다. 식전행사 후 이어질 공식행사는 내외빈 소개에 이어 김춘사 사할린 우리말방송국 국장의 환영사, 고려대 김태우 교수의 답사, 박순옥 사할린한인회장의 축사가 있을 후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는 주인공인 가수 이혜미, 가수 양주호, 사할린에르노스팀, 아동예술단 등이 출연한다.

가수 이혜미가 사할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난 2002년 KBS라디오 한민족방송이 마련한 사할린동포 위문공연에 참가했을 때 일제가 강제징용으로 끌려운 한민족 동포의 후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혜미는 “위문공연 당시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고려인(러시아 국적을 가진 한인 후손들)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듣고 이들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이 때부터 올해까지 15년간 사할린 동포를 위한 자선 위문공연을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기획하고 참여해 왔다고 밝혔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연예계에는 ‘사할린 군단’까지 생겨 유명가수 탤런트 가수들이 동포들을 돕는 공연에 출연료를 받지않고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혜미가 이룬 가장 큰 공로는 사라져가던 사할린 우리말방송을 지켜낸 것. 1956년 개국한 사할린의 우리말 라디오 방송은 50여년을 이어왔으나 재정난으로 이미 2009년에 중단되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2004년에 시작한 우리말 TV 방송은 이혜미가 몸을 던져 올인한 덕분에 살아남았다. 우리말 TV방송은 운영비가 없어서 일주일에 몇 십 분 밖에 송출하지 못하는 형편이었고 그나마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던 것을 이혜미가 자선공연 수익금으로 지원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러시아는 각 민족들이 TV방송 시간을 임대해 자기들 언어 방송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세계 10경제대국이라고 하면서 동포들을 위한 우리말 방송이 중단된다면 4만명에 달하는 사할린 내의 한인 동포들에게도 면목이 서지 않는 일이고, 더구나 일본의 식민지 통치 희생자들을 돌보지 못하는 못난 나라가 된다는 생각에서 이혜미는 이 일에 전념해 왔다고 한다.

가수 이혜미 사할린의 우리말 방송 인터뷰

러시아가 차지한 사할린은 일본이 러일 전쟁에 승리하면서 남쪽 절반을 손에 넣었다. 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한국인들을 제징용으로 그곳에 끌고 가 공군비행장, 해군기지 포병기지, 군용도로 참호 등을 건설하는데 투입하는 한편, 석탄과 목재 생산 등 가혹한 강제노동에 동원, 수 천명의 한국인들이 추위와 굶주림, 혹독한 노동에 희생됐다. 1945년 8월 러시아의 참전과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배하면서 전승국 러시아의 영토가 된 사할린에는 징용으로 끌려온 한인들을 일본이나 러시아는 물론 본국 정부도 송환에 나서지 않아 그대로 사할린에 눌러 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오히려 스탈린 독재 치하에서는 소련 국적이 없는 한인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박탈하고 석탄과 목재 생산에 또 다시 강제 노역을 시켜 40여년을 참혹한 삶을 계속해야 했다.

초근목피로 연명해오던 고민들에게 1985년 소련 공산당 총서기장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으로 민족차별이 철폐되고 해방의 기회를 맞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인들에 대한 사할린 사회의 인식이 높아졌고 이후 한국과 사할린간의 교류가 시작됐다.

사할린에 여러 민족이 살고 있지만 유일하게 자국어 방송을 갖고있어 다른 소수 민족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라디오 방송은 2010년에 중단됐고 우리말 TV방송도 재정이 어려워져 주 4시간에서 40분으로 줄어들었고, 그마나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 상황이었다. 한 해에 우리말 라디오와 TV 방송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1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혜미가 이런 상황을 접하고 15년째 우리말방송국 돕기 자선 공연을 계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사할린 우리말방송을 맡고 있는 한인교포 김춘자 국장. 그는 “러시아 지방방송국의 일부 시간을 임대해서 아나운서 기자 국장 이렇게 셋이 우리말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혜미씨가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현지에서 만난 한국 공연단 취재 기자에게 밝히기도 했다.

이혜미는 “사할린 우리말 방송이 계속 후손들에게 이어지게 하는 방법은 자체의 방송국을 지어 방송을 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할린 헌지 사업가로부터 방송국을 짓는 조건으로 부지까지 기부 받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방송국을 짓기 위한 비용과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후원기금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이런 목적을 위해 직접 사할린에서 기금마련을 위한 콘서트 겸 위문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락처: 가수 이혜미 010-3042-3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