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오는 5월 5일은 제95회 어린이날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7개 시도지부 및 산하 지회는 4월 17일부터 5월 9일까지 전국 65곳에 걸쳐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어린이날 당일이나 이 날을 전후해 진행되는 행사에는 전국적으로 약 12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는 1989년 창립 이후 어린이들의 행복과 인권을 존중하는 교육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해 왔다. 어린이 문화가 척박하던 시절, 전교조는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놀이마당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전국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어린이날 행사로 발전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어린이날 행사는 더욱 풍성해지고 내용적으로 깊어졌다. 올해는 숲에서 놀기, 노래잔치, 놀이문화 축제, 보물찾기, 마을문화한마당, 백제권 문화기행, 사랑의 약봉투, 그림책 읽기, 사제동행 영화보기, 갯벌체험, 우리 반 자랑하기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이러한 어린이날 행사는 전교조가 단독으로 준비하기도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지역사회단체와 마을공동체가 함께 주관하고 참여한다. 마을이 어린이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행사 장소도 다양하다. 행사 규모가 큰 지역의 경우 공설운동장, 문화회관 등에서 진행하며, 내용에 따라 초등학교, 시도교육연수원, 생태공원, 수원화성, 둔치, 테마공원, 박물관, 수련원, 영화관 등 다양한 장소를 활용한다. 

서울 구로의 거리공원축제에서 웃고 있는 어린이, 수원 화성에서 보물을 찾고 있는 어린이, 설악산 밑에서 노래하는 어린이, 경남의 마을 어른들이 준비한 마을문화한마당에서 잘 놀고 잘 크는 어린이, 갯벌과 친구가 된 어린이, 대구 금호강 둔치에서 신나게 노는 어린이 등,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은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고 행복하게 잘 자라야 한다. 어린이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교육의 임무이자 우리 모두의 과제다.

우리는 어린이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존엄하고 소중하며 보호받고 교육받아야 한다고 선포했던 ‘UN어린이헌장’을 되새긴다. 지금 우리 어린이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가혹한 학습을 강요당하고 있으며 과도한 학교 공부와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 행복지수가 세계 최하위 수준인 한국 어린이들의 삶은 불행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초등학교에 적용된 2015개정교육과정 탓에 수업 시수와 교과 내용은 오히려 늘어났다. 노동시간 단축이 시대적인 과제이지만 어린이들의 학습노동은 주6일제 시절보다 더욱 과중해지고 있다. 교육부는 어린이들의 불행한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더한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이치로서, 학생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일은 학습시간과 학습부담을 줄이는 데서 시작된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아동학대’를 멈추고, 어린이가 숨 좀 쉬며 살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