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뉴스에듀=온라인뉴스팀] 자동차나 IT 시장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큰 세계 식품시장에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식품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바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네슬레(Nestle)’이다. 네슬레의 매출액은 150조원으로서 세계 2위 기업인 펩시콜라 매출액의 2배에 달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매출액은 4.4조로서 세계 최대 기업의 1/30 수준에 조금 못 미친다. 단순화하여 대표적인 식품기업의 매출로 한 국가의 식품산업 경쟁력을 평가해 본다면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네슬레를 비롯하여 눈부신 성장을 이룬 세계적인 식품기업들의 공통된 성공요인은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있었다. 네슬레는 분말기술을 활용한 가루수프, 초콜릿 시럽을 부어도 그대로 굳어 바삭해진 쿠키, 냉동건조 기술을 이용한 가루커피 등 당시로서는 고도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을 개발하여 시장을 개척하였다. 현재 네슬레는 자체 R&D센터 30여 개소와 글로벌 연구기관 320여 개소를 연계하여 신제품 개발에 매진 중이다. 인간 게놈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식품과 친환경 식품 패키징 등 차세대 식품을 개발해 세계 식품시장을 공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신제품 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뒷받침도 식품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였다. 선진국들은 식품산업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식품기업, 연구기관, 대학들을 지리적으로 집중시켜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태리 파마산 치즈, 프랑스 보르도 와인처럼 식품산업이 농어업과 연계되어 지역성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 결과 네델란드의 식품 클러스터인 ‘푸드밸리’는 국가 GNP의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덴마크·스웨덴의 클러스터 ‘외레순’의 매출액은 무려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식품산업을 미래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우리나라도 식품산업 선진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 핵심에 2015년 전북 익산에 조성될 국가식품클러스터, ‘푸드폴리스(FOODPOLIS)’가 있다. ‘푸드폴리스’는 기존의 일반 산업단지와는 차별화된다. 식품 기술개발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의 교환을 촉진하고,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개발비용과 리스크를 줄임으로써 기술 개발과 상품화가 선순환되는 패러다임을 형성한다. 정보와 지식은 노동·자본과 달리 많이 축적될수록 생산기여도가 높아지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푸드폴리스’의 최대 강점은 6개의 기업지원시설과 6개 연구기관이다. 연구소, 자체 R&D센터와 함께 입주하게 될 국내외 150여 개 식품기업이 생산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품질안전센터, 기능성평가센터, 패키징센터, 파일럿플랜트, 임대형공장,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등 6개 지원시설을 통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식품연구원 등 인근지역으로 이전되는 6개 식품관련 국책연구기관과 연계하여 발효 및 기능성 식품, 소재식품, 쌀가공식품 등 핵심 분야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나갈 것이다.

후발주자인 우리 식품산업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푸드폴리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환영할만한 일은 국내외 기업들이 ‘푸드폴리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국가들과 체결했거나 진행 중인 FTA를 통해 경제영토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는 우리나라를 수출거점 기지로 활용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기업운영비용 등의 측면에서 중국, 일본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기업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식품클러터 ‘푸드폴리스’가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식품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청사진이 실현되어 푸드밸리, 외레순 등과 함께 세계적인 식품클러스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