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드림’ 부산센터에서 진행하는 ‘스마트 교실’의 모습.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난다.

[뉴스에듀] 자의반 타의반으로 학교라는 울타리에 있어야 할 청소년들이 학교 밖으로 나온다. 이러한 수치가 한해 6~7만명이다. 전체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의 1% 정도에 해당한다. 누적인원은 36만명이다. 이들 중 어디서 무얼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이 가능한 수치는 고작 8만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 같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게 하기 위해 지원센터 연계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달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확정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그보다 앞선 12일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지원대책의 마련, 법률의 시행과 함께 전국 200여개소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의 행보도 바빠졌다.

“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 교육, 취업, 자립, 건강증진 지원은 물론 직업체험, 특기적성에 맞춘 특성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강호진 부산센터 꿈드림 담당자가 말문을 열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요? 하루에 따뜻한 밥 한끼 먹을 기회도 없어요. 건강관리요? 전혀 안되죠. 사회의 안전망을 벗어난 아이들은 폭력에 노출되기도 쉽고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강호진 담당자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보다 촘촘한 지원이 필요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꿈드림에서는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그 중에서도 고입,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인 스마트 교실은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떠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작은 학교가 된다. 이 곳에서 청소년들은 다시 꿈을 꾼다. 

예지(20)도 이 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학교 그만두면 편하겠지 했는데 막상 관두니까 할 것도 없고 교복입고 다니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예지는 스마트 교실의 수업을 통해 지나 4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유아교육이나 사회복지학을 전공해서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찬우(17)도 꿈드림 부산센터 스마트 교실의 학생이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찬우는 올해 1월부터 이 곳에서 고졸 검정고시 수업을 듣고 있다. “여기서 또래친구들과 선생님이 생겨서 소속감이 느껴져요. 좋아요.”

▲ 강호진 ‘꿈드림’ 부산센터 담당자

강호진 담당자는 꿈드림에서 변화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규칙을 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이 있으니까 책가방도 안들고 다니던 아이들이 가방도 들고 다니고요. 소위 말하는 은둔형 외톨이, 비행청소년들이 변해요.

상처많은 청소년들이 기댈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힘들지만 뿌듯함이 더 크다는 그다.

법 시행과 함께 정부는 부산센터와 같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인 꿈드림을 전국에 개소하고 있다.

현재까지 단계적으로 200여개가 개소했다. 신설된 곳도 있고 기존 해밀(학업복귀 프로그램)사업과 두드림(자립준비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던 개별 센터들이 확대·개편해 종합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꿈드림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동안 기존 두드림과 해밀로 나눠서 진행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을 통해 작년 한 해에만 1만 5000명의 청소년들이 서비스를 받았으며 이 중 4200여명이 학업에 복귀하거나 취업이나 직업훈련 등을 통해 사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이 꿈드림으로 통합해 더욱 다양한 사업을 펼치게 되면서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학교 밖 청소년의 돕는 전국 200여개소 꿈드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본부의 역할을 맡았다.

“개발원은 꿈드림 지원을 위해 학교밖청소년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지원단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과 관련한 프로그램의 개발연구, 전국 센터에 대한 컨설팅, 실무자 역량강화 교육, 관련 DB 구축운영, 자원맵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규필 학교밖청소년지원단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조 단장은 학교 밖 청소년은 단순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 학교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교를 떠난다며 따라서 우리 사회 전체가 공동체적인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 조규필 학교밖청소년지원단장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문제는 국가적으로도 인적자원의 손실과 범죄율 증가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개인의 성장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공교육 내에서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학교를 떠나더라도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마련해 줘야죠.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조 단장은 이러한 연장선 상에서 정부의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법률 제정과 지원대책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들을 위한 기관을 세운다던가 하는 사례가 드물거든요. 아마 우리의 꿈드림이 잘 자리잡으면 세계 곳곳에서 우리 사례를 벤치마킹하러 올 겁니다.”

‘꿈드림’은 꿈과 Dream(드림)의 합성어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곳에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드림 서포터로 변신할 예정이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