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김선태 국민기자] 세상을 살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또 별 것이 아니지만 서로 인간관계를 맺거나 잠시나마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우리 종로시니어클럽에서는 경복궁을 비롯하여 창덕궁 등 궁궐에 수학여행을 오거나, 소풍을 온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의 모임이나 단체<친목회, 동창회, 노인회 등>에 무료로 해설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의 만남이 끝나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곤 한다.
오늘 만난 학생들은 부산 갈북초등학교 6학년 3반의 어린이들 중에서 6명을 만나게 되었고, 내가 맡은 어린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역사적인 생각을 가지게 해주고 싶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해설을 해주고 이야기도 들려 주곤 하였다.
처음 어린이들을 만날 때에도 질서 정연하게 정렬하여 있는 곳에서 한 팀씩을 맡기면서 담임선생님께서 “자 0 팀 따라 나오세요. 수고해 주십시오.” 하고 어린이들을 나누어서 맡겨주었다. 나는 6학년 어린이라는 점을 생각하여서, 이미 역사에서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설명을 하다 보니 이제 두 달 남짓 밖에 안 되었으니 진도가 거기<조선시대>까지는 못 나갔겠구나 싶어서 다시 차분하게 설명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학습지를 작성하여서 설명을 들으면서 메모를 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짧은 시간에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듣고 내용을 쓰고 할 시간이 없을 것이므로, 우리 팀에게는 일단 선생님의 해설을 죽 듣고 학습지에 답을 쓰는 것은 해설지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일러주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서 다니다보니 언제 나타나셨는지 사진사와 선생님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서 설명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도 하고 보살펴 주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은 설명을 열심히 들어 주었고, 내 질문에 답변을 하는 한 아이는 정말 열심히 대답을 하면서 가끔씩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될 수 있으면 해설을 해주고 전각의 문밖에서 안을 살피는 것은 잠시 확인만이라도 하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현장에서 설명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틈에 끼어 서서 설명을 잘 듣지 못하는 어린이가 생기기도 하고 소란스러워서 내가 해설하는 것을 잘 들을 수가 없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설명을 해주고 무엇무엇을 보라고 일러주고 나서 현장에서는 간단히 여기, 저기가 무엇이라고 일러만 주어서 해설을 다 들을 수 있고 제대로 볼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근정전을 돌아서 수정전으로 나려고 할 때에
“저기 지붕에 나란히 서 있는 작은 상은 무엇입니까?” 하고 질문이 터져 나왔다.
이동 중이고, 앞으로도 잘 보이는 곳이 수없이 많으므로
“저 것은 잡상이라고 하는데 잠시 후에 자세히 설명해줄겠어요.”하고 일단 수정전으로 자리를 옮겨서 집현전=>수정전으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좀 조용한 곳이어서 잡상에 관한 것을 설명을 해주었다.
3문 3조를 차례로 설명을 하였기에, 정전을 지나 편전을 들어서서 만춘, 천추각의 쓰임, 그리고 천자고와 궁중 물품의 관리와 수급하기 등을 설명하여 주고 나서, 흠경각과 함원전의 쓰임과 궁궐에 어울리지 않는 불당이라는 점 등을 설명하여 주었다.
침전 권역으로 들어서서 강녕전에는 직접 올라가서 왕의 침실이자 사적 공간인 강령전의 모습을 살펴보게 하였다. 여자들을 맡아서 해설을 할 때에는 강녕전이 아니라 왕비의 침소인 교태전을 들어가서 보게 해준다. 남자와 여자라는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강녕전을 보고 교태전에서는 간단히 보고 지나면서 아미산을 가서 아미산의 뜻과 조성 이유, 그리고 아미산과 왕비의 생활 등을 해설하여 주고 건순각까지 설명을 하니 왕후의 생활 모습이 보이는 듯하였다.
약속시간 안에 모이는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 자경전을 먼저 들려서 자경전과 청연각, 그리고 십장생굴뚝을 살펴보고 나가기로 하였다. 십장생 굴뚝에 가까이 갔을 때에 누군가가
“선생님 왜 저기는 저렇게 막아놓았어요?”
하지 늘 열심히 설명을 듣고 집중을 하던 [장인성]군이 “십장생.......”
하면서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
“그래 이것이 자경전 십장생굴뚝이에요. 보물 810호 이지요. 굴뚝이 보물이 되는 것은 흔하지 않는 일이지요?”
그렇게 십장생굴뚝에 가서 한 동안 해설을 듣고 곧장 건청궁과 향원정 권역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시간이 20분도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서 향원정에 가서 사진도 찍고 정자의 용도, 주변의 나무 중 <시무나무> 등을 해설하고 <열상진원>이라는 우물의 용도와 물이 흘러 내려가는 길 등을 듣고, 최초의 발전을 했던 곳과 집옥재들의 구성을 알려주었다. 곧장 건청궁으로 들어가면서
“이곳에 우리 역사에 가장 슬픈 일이 일어난 곳이에요. 을미사변이라는...”
하자, “명성황후?”하고 역시 장인성군이 벌써 답을 해주어서 쉽게 설명을 해주고 한 바퀴 돌아 나오며, 옥호루에서 사변이 일어났다고 알려져 있음을 들려주고 다시 향원정을 나와서 기념사진을 찍고 민속박물관을 향해서 부지런히 갔다. 2분전이었다.
여섯 명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장인성군은 책을 많이 읽었는지 우리 역사에 대해 상당한 실력을 가진 학생이다 싶었다. 정말 이렇게 참된 민족의 역사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싶었다.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 해설사팀이 모이는 장소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린이들을 모두 모이게 해서 우리들을 향해 세우고 나서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도록 지도해 주셨다. 지금까지 해설을 하면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감사 인사를 받으면서 참으로 열심히 가르치시고 예절 바른 선생님이시다고, 오히려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이 되었다.
가끔은 무책임 하다 싶을 만큼 어린이들만 맡겨 두고서 살피는 이도 없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달북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참으로 정성스럽게 따라 다니며 지도해 주셨고,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