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탈출 선원들에 대한 첫 재판이 10일 오후 2시에 열렸다. ⓒ TV조선

[뉴스에듀] "아무 잘못 없는, 착한 학생들이 '엄마, 아빠 사랑해요'란 말을 남기며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다"

세월호 승무원들의 공판을 맡은 박재억 검사가 학생 등의 안타까운 희생에 울먹였다.

10일 광주지법 201호에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에서 박재억 검사는 검찰을 대표해 모두진술을 하며 복받친 감정으로 말을 이었다.

박재억 검사는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56일째다.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고 있고 아직 안 돌아온 분들 가족의 끓는 마음은 가늠하기 힘들다"며 "어린 학생, 이웃을 못 구했다는 자괴감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피고인들의 첫 재판이다"고 운을뗐다.

박 검사는 이어 "희생자들은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줬고 이는 책임자들의 엄정한 사법처리부터 시작한다"면서 "엄중한 형을 선고받도록 하는 것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아무 잘못 없는, 선내 대기 지시만 따른 착한 학생들이 '엄마, 아빠 사랑해요'란 말을 남기며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다"고 목이 매여 말을 이어나갔다.

박 검사는 마지막으로 "온 국민의 기도에도 대부분 실종자가 희생자로 확인됐고 아직 생사 확인도 못한 가족이 팽목항에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해 검사들로 하여금 책임감을 갖고 수사하도록 했다"며 "피고인들이 범한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돼 희생자와 그 가족이 잃어버린 국가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방청석에 있던 유가족들은 울먹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세월호 전담 재판부를 신설한 법원은 이번 재판을 위해 법정까지 개조했다. 피고인 등 소송 관계자가 많은 점을 감안해 201호 법정의 피고인과 변호인 측 좌석을 8석에서 24석으로, 검찰 측 좌석도 4석에서 6석으로 늘렸다.

특히 이번 재판에는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가 재판의 전과정에 참석한다.

앞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안산 정부 공식합동분향소 옆 경기도미술관 브리핑에서 "선장과 일부 승무원 같은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사람들이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