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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 자기소개서 양식을 앞에 놓고 단 한 번 만에 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만일 단 한 번 만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고교에 재학하는 동안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보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충실하게 채우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양식만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작성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생각도 많이 한다. 다행히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천편일률적인 내용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소개서를 완성할 수도 없다. 

하지만 비록 힘들고 어렵기는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자기소개서의 초안을 작성하고 그 다음에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해야 진정한 자기소개서가 완성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의 4단계는 이렇게 자신의 힘으로 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자신과 관련된 것은 모두 기록하라.

자기 소개서를 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글을 쓰기 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수첩을 하나 만든 다음에 자신과 관련된 것들을 하나도 빼지 말고 적어보자. 남에게 말하지 못했던 비밀이나 도저히 면접관에게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수치스러운 면까지도 다 적어보자. 글로 쓰기 힘들다면 녹음을 해도 좋다. 만약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부탁해도 된다. 문장을 완성하기 힘들다면 단어로 적어도 좋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낙서나 그림도 좋다. 아무튼 자기 소개서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형식, 내용 따지지 말고 생각나는 것은 전부 적어 놓는다. 

“나는 너무 느리다.”라는 내용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던 학생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근면, 성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새벽형 인간처럼 모든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것이 좋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근데, “나는 너무 느리다”라는 것으로 자신의 장점을 적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물론 느리다는 말을 “여유있다”는 말로 표현상의 변화만 가미해 준다면 매우 좋은 소개서가 될 수도 있다.

“저는 매사에 느긋하게 행동하는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합니다.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면 일견 느릿느릿해 보이고, 남들에게 뒤쳐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더 빨리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는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오랜 기간의 관찰과 실험이 필요합니다.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의 운동에 관한 법칙“은 스승인 브라헤가 16년간에 걸쳐서 기록한 천체관측 기록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과학자에게 필요한 것은 느리지만 한 걸음씩 내딛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서울대에 공대에 합격한 학생의 소개서의 일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이처럼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되는 지점에서 자신의 장점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이처럼 창의적이고 훌륭한 소개서가 작성될 수 있는 토대는 바로 자신의 성격인 느림, 또는 느긋함을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장점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2단계] 답변에 관련된 내용을 간추려라.

1단계를 다 했으면 그 다음은 자신이 쓴 내용들을 훑어보고 자기소개서에 들어갈 만한 것을 내용들을 다시 추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때에도 자기 소개서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가 어떻게 볼까를 고려하지 말고, 얼마나 나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다음의 순서대로 답변에 필요한 내용을 간추리면 된다. 

① 자기소개서 양식에 나와 있는 답변이 될 만한 것

대부분의 자기소개서에는 대학에서 제시한 질문사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학과를 선택한 계기 등이다. 먼저 이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이 될 만한 것부터 추린다. 행여 답변내용이 없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평범한 생활을 해온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10개의 질문 중에서 서너 개의 답변만 추렸어도 1단계의 작업은 성공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② 그 외에 중요한 사항

질문사항이 아니더라도 대학 이후의 학업계획, 장래희망, 읽은 서적 등 지망학과와 관련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추려놓는다. 

③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사건들

자기소개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도 자신의 고유한 경험들은 반드시 표시해둔다. 여행이나 모험, 독특한 사람과의 만남 등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내용들이 이에 해당된다. 당장은 자기소개서에 써먹지 못할 수도 있지만 연결고리가 일단 만들어지면 훌륭한 소재가 된다. 그리고 구술 면접에서도 좋은 답변거리가 될 수 있다. 

④ 답변만 간추리지 않는 이유

이미 답변이 될 만한 소재가 나왔는데도 다른 기억들을 그대로 둔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당장 글을 써서 자기소개서를 끝내고 싶은 유혹도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2단계야말로 ‘좋은’ 자기소개서와 ‘나쁜’ 자기소개서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갈림길이다. 

거듭 말하지만 자신의 삶을 계속 되돌아보아야 한다. 삶의 과정들 중에서 가장 굴곡이 없는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크게 강조할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소개서에 답변만 쓰게 된다면 모두 같은 내용인, 이른바 ‘모범답안’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변할까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내 자신의 개성을 어떻게 답변에 꿰어 맞출까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대학에서 원하는 자기소개서도 바로 학생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하는 것이지, 얼마나 답변을 충실하게 했느냐가 아니다. 

“대구에서 서울로 전학, 서울에서 적응하는데 무쟈게 어려움을 겪었지. 친구들한테 인정받으려고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다행히 전교 1등을 하면서 인정받은 것 같아. 음~ 하지만 친구들한테 독종(?)이라는 소리도 들었음. 성격이 조금 모난 편인데, 남한테 지기 싫어하지. 근데 나같은 애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 대도시로 전학와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그러니까 도시에서 인간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음. 나참, 그러니까 인간을 위한 도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니까.”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한 학생은 첫 번째 소개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중에서도 “대구에서 서울로 전학, 대도시에서 적응의 어려움, 대도시 문제에 관심, 인간을 위한 도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함”을 간추려 내었다. 그 이후에 점점 더 가다듬어서 소개서를 작성한 결과 나중에 서울대에 당당히 합격하는 결과를 얻었다. 

[3단계] 소개서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라.

이 학생은 다양한 사회문제 중에서도 대도시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소개서 중에서도 자신의 전학경험과 대도시 적응의 어려움을 바탕으로 인간을 위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공부를 대학에서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글을 전개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내용만으로 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대도시 문제 해결에 대한 좀 더 폭넓고 심도 깊은 지식을 다시 정리해 보아야 한다. 

이 학생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생태도시”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호주에 “크리스털 워터스”라는 생태도시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내용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모은 다음에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4단계] 소개서에 숨결을 불어넣고 가다듬자.

기초적인 선택작업이 끝났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쓰기작업에 들어간다. 이 부분이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리만 알고 나면 그리 어려운 부분도 아니다. 일단 선택한 모든 사실은 반드시 그 의미를 적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대구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고 그 전학을 계기로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점을 적으면 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이고, 특별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봉사활동을 했으며 어떤 점을 느꼈고 그 다음에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를 쓰면 된다. 그리고, 특별활동도 어떤 계기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주로 어떤 활동을 했으며 그 봉사활동을 통해서 어떻게 자신이 변했는지를 쓰면 된다. 그리고, 소개서의 내용은 한 가지 특징적인 사건이나 사실에 집중해서 적고 그 다음에 지원동기나 학업계획과 연관지어 전개하면 된다. 

앞에서 얘기한 학생은 생각나는 대로 적기, 답변에 필요한 내용 간추리기, 소개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 수집하기, 소개서에 숨결을 불어넣고 가다듬기를 한 결과 다음과 같은 소개서가 작성되었다. 

“저는 어린 시절을 동대구의 작은 마을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살았던 마을은 작은 지역공동체였습니다. 그곳에서는 공동체적 의지에 의해서 마을이 유지되고 사소한 분쟁이 주민들에 의해서 해결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이사한 후 저는 소위 “도시문제”라고 하는 것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거주자 모두가 익명의 대중으로만 존재하는 대도시는 공동체 의식을 상실한 채 각종 문제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강력범죄, 교통체증, 집단 이기주의, 빈부의 격차가 이 대도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에서 도시의 사회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저는 대학에 진학한 다음에 1학년 때에는 사회학의 고전을 읽으며 심도 깊은 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쌓고 싶습니다. 그리고 2학년 때에는 사회학과에 진학한 다음 교환학생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저는 교환학생으로 호주에서 공부하면서 세계최초의 생태마을인 크리스털 워터스를 직접 방문하여 친환경적 도시사회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다음에는 대도시의 각종 사회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다음 가능하다면 대학교수로 재임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도움말 : 타임교육 학림논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