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단 사흘간의 만남, 두 군함의 임무교대식

오만 살랄라항, 타국의 낯선 항구에 나란히 정박한 두 척의 군함, 한국의 문무대왕함과 왕건함이다. 이들은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우리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청해부대 12진과 13진. 12진 문무대왕함은 6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13진 왕건함은 첫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덴만으로 출항한다. 2009년부터 파병, 2011년 <삼호주얼리호>를 해적으로부터 구출해 낸 사건으로 유명해진 <청해부대>. 6월 5일, 그 13진 왕건함의 첫 임무가 시작됐다. 

일촉즉발, 긴장 속 對해적작전 72시간

어선으로 위장한 채 접근해 소형보트로 기습공격을 하는 소말리아 해적들. 청해부대는 일본, 영국 등 연합해군과 공조해 아덴만 일대의 선박을 감시하고, 의심선박이 나타나면 즉각 대응해 민간선박의 피랍을 막는다. 13진 출항 이튿날, 왕건함의 레이더엔 정체가 의심스러운 배 네 척이 포착됐다. 파도가 4미터에 이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선을 향해 접근하는 소형선박! 왕건함에 비상이 걸렸다.

바다 사나이들, 한 배를 타다

호송 도중 의심선박이 나타나면 항공대가 링스 헬기를 띄워 정찰을 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검문검색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선박에 접근, 검문 검색을 실시한다. 해군, 해병대, 항공대, 특수부대원까지 소속이 다른 군인 300명이 ‘청해부대’란 이름으로 한 배를 탔다. 이들 중 한 파트라도 제 역할을 못하면 사고와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낯선 바다에서 6개월동안 24시간 내내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는 이들에겐 전우애 이상의 끈끈한 정과 믿음이 있다. 

"믿어야죠 믿음이 없으면 전쟁같이 하겠습니까? 전우를 믿어야지. 항상 몸에 배어있는 상황이라 크게 부담은 없고 언제 어디서나 항상 동료를 믿고 믿어야 작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항상 전우를 믿고 의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_UDT/SEAL(특수전 대원) 

구릿빛 바다 사나이들의 사랑!

임무교대가 있던 살랄라항엔 현대판 오작교가 놓여졌다. 아내는 12진으로, 남편은 13진으로 파병에 지원해 1년동안 떨어져지내게 된 전준석(대위), 최대욱(대위) 부부. 살랄라항에서 사흘간 그들만의 칠월칠석을 보내고 각기 다른 배에 올랐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전해지는 가족과 연인의 편지는 이들에게 파병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다. 타자조차 치지 못하는 컴맹 아버지가 진땀 흘려 올린 생일 축하 편지에 감동한 상병, 멀리 떠나고 나서야 깨달은 어머니의 사랑에 눈물 흘리는 이등병, 일찍 돌아가신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누나의 짐을 덜어주려 파병에 지원한 조리병 등 바다 사나이들의 사랑과 그리움은 가지각색이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은 30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다큐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