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TV=홍경석 교육전문기자] 작수성례(酌水成禮)로 예식을 치른 우리 부부는 반 지하 월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수저 두 벌과 석유곤로, 비키니옷장으로 시작한 정말 가난한 출발이었다. 

한겨울엔 방안의 자리끼(밤에 자다가 마시기 위하여 잠자리의 머리맡에 준비하여 두는 물)까지 동태처럼 꽁꽁 얼었다. 그처럼 가난했지만 아내는 조강지처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덕분에 올해로 38년 째 잘 살고 있다. 

아이들도 잘 자라줘서 걱정이 없다. 더욱이 아이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과 기업을 나왔고, 재직 중인 까닭에 지인들은 필자를 자식농사에 성공한 만석꾼이라며 부러워한다. 지난주에 뵙고 식사를 함께 한 사돈어르신 내외분께서도 사위(필자의 아들) 자랑을 어찌나 하시는지 되레 무안할 정도였다. 

한데 말이 좋아서 38년 동안의 결혼생활이지 그 기간에 우리 부부라고 해서 어찌 이혼의 위기가 없었으랴! 이런 맥락에서 [하마터면 이혼할 뻔했다 -부부관계 회복서-](저자 이선희 & 발간 넥센미디어)를 읽은 느낌을 피력한다. 

“부부가 사랑하고 행복하니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고, 부모는 아이의 앞모습을 바라봐 줘야 한다고 했다.(중략) 행복이 넘쳐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싶은가? 모두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책의 P.177에 수록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구구절절 옳은 주장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냉전을 하거나 불화가 깊어지는 것까지도 귀신같이 잘 안다. 다만 눈치를 살피며 함구할 따름이다. 그리곤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기운까지 쇠잔한다. 

따라서 자녀를 사랑한다면 부부사이부터 온기가 뜨거운 온천수처럼 콸콸 흘러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시절, 남편과 시댁과의 충돌과 불화 등의 아픔까지를 노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슬픈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양 가슴이 먹먹해지곤 했다. 

또한 첫 아이를 출산할 때의 고통 피력에선 지난 1월에 외손녀를 선물한 딸이 떠올라 눈물까지 핑 돌았다. 저자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며 자살의 충동까지 불러 일으켰다는 부분 역시 공감의 추(錘)로 불안하게 흔들거렸다. 

필자 역시 한 때는 사는 게 너무도 힘들었기에 그처럼 심각한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경험이 있어서였다. 허나 그때 만약에 어리석은 결정으로 불귀의 객이 되었다면 지금과 같이 ‘좋은 날’은 과연 볼 수 있었을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는 속담이 새삼 떠오르는 이유다. 저자는 강조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내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라고. 짧은 시간이지만 향기 좋은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자성 예언만으로도 충분히 하루가 행복하다고. 

저자는 아울러 이 책을 읽는 부부들의 가정에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행복만이 존재하도록 마법의 주문을 걸었다. 부부도 감정을 지닌 사람인지라, 더군다나 시댁에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처지의 신혼이라고 한다면 이혼은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참으로 현명했기에 그보다 더한 위기까지를 모두 극복해낼 수 있었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며 더욱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울 필요성이 대두된다. 

행복은 결혼을 통해서, 혹은 이혼을 통해서 오는 게 아니라 나의 선택에 따라온다. 고로 행복을 선택할 준비만 되어있다면 세상의 어떤 부부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행복을 선택하는 방법을 아끼지 않고 넘치도록 가득 담았다. 

랜드 포시는 <마지막 강의>에서 “장벽이 서 있는 것은 가로 막기 위함이 아니라,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 서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세상의 어느 부부이든 장벽이 없는 경우는 없다.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면 부부간의 장벽 역시 궁극적으론 해피 엔딩(happy ending)으로 가는 디딤돌이다. 소중한 내 아이(들)가 올바르게 잘 자라는 것처럼 만족과 행복이 또 없다. 그러자면 우선 부부가 화목해야 가능하다. 

이 책은 그리 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직조(織造)된 현실치료상담사이자 동화심리상담가인 저자의 부부관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