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광무황제 제위기간 1897~1907(10년), (오룬쪽) 융희황제 제위기간 1907~1910(3년)

[뉴스에듀TV] 구한말(舊韓末) 두 황제의 제향을 위해 건립된 이제묘(二帝廟)의 보존 방안에 관한 토론회가 관계 기관과 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후 대구광역시 회의실에서 열렸다.

대구광역시에서 마련한 이번 간담회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사에서 황제위(皇帝位)에 오른 대한제국의 광무황제, 융희황제 두 분의 제향을 위해 건립된 이제묘가 멸실(滅失) 위기에 처한 대책 강구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첫 발언자로 나선 전 계명대학교 사학과 김무진 교수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당시의 역사적, 사회적 상황과 유학계동향 및 이제묘가 최초 건립된 경상북도 상주에서 대구로 이전 복원된 과정 그리고 제향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를 설명하였다.

(사)교남문화유산 조영화 대표는 이제묘가 지닌 문화재로서의 건축양식과 역사적 부분에 대한 관점에 문화재로서 건축양식 보다는 역사적 부분에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하였다.

대한황실진흥원 임영기 상임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이제묘의 존재가 우리 한민족의 역사, 문화, 정신적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적 가치가 있기에 멸실될 처지에 처한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며 소재지인 대구지역의 의지가 우선이니 유림과 대구광역시의 향후 방안과 대책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만일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해 현 소재지 부지의 매입과 재정비 또는 이제묘의 해체 후 이전하여 복원하는 작업이 원만하게 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한황실진흥원이라도 나서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이제묘가 온전한 상태에서 보존되고 관리가 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묘는 지금의 우리에게 매우 큰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멸실되지 않도록 하고 널리 선양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제묘가 소재한 동구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제묘의 존재를 알고 금년부터 정비 차원에서 제초작업을 하였으나 현재 소유자로부터 ‘이제묘 멸실 통보’가 구청에 접수된 상황이고 가능하면 멸실 보다는 개발이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광희(고종), 융희(순종). 두 분의 황제를 모신 이제묘(二帝廟) (사진)=대한황실진흥원.

대구향교 손영수 전교는 지역 내 이제묘가 있다는 사실에 지역민으로 영광스럽다며 지인이 외가인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 온 제향을 30년 넘게 유지하였으나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근래는 묘역이 황량하게 방치된 상태라며, 해결을 위해 부지 매입과 복원에 필요한 재원에 적잖은 예산이 필요하고 이를 시의 부담으로 하면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공감대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하였다.

㈔박약회博約會 대구광역시지회 박도규 회장은 이제묘와 관련하여 대구시의 의지와 소유주의 매각의사 여부를 질문하였고 동구청 관계자로부터 소유주의 매각의사 없음과 곧 멸실하고 새로운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담수회談水會 박연탁 회장은 이제묘를 대구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으니 시간을 갖고 생각과 연구를 하자고 제안하고, 대한황실진흥원 하도훈 교육연수원장은 향후 재차 모임을 대구시에서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성균관유도회 구본식 대구지회장, 대한황실진흥원 조양제 회장, 이재이 작가 등이 참석한 간담회는 장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명망을 쌓고 있는 주식회사 신독 박종안 회장은 그동안 이제묘에 관한 소신과 열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료 수집을 하고 여러 관계자들과 접촉하여 이제묘를 알리고, 지난 11월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대한황실심포지엄 특별강연자로 참석해 “이제묘를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이제묘의 존재와 실태 그리고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발표하여 대한황실진흥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묘의 해결책 마련의 토대가 되는 간담회가 대구광역시를 비롯한 관련자들의 노력으로 원만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견인하는 장이 되길 바라며 다음 간담회를 기대한다.

고종이 1887년 10월 12일 대한제국(大韓帝國)의 수립을 선포하고 황제위에 올라 연호를 광무(光武)라 하였다.

광무황제는 일제가 통감부를 설치하고 대한제국 국정 전반에 간여하여 외교권을 박탈하자, 1907년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여 을사조약 및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만천하에 호소하여 대한제국의 국권회복을 이루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일제는 이 ‘헤이그밀사 사건’을 빌미로 광무황제에게 책임을 물어 황제폐위를 강압하니 7월20일 퇴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간담회 참석자들이 이제묘(二帝廟)의 개요를 설명 듣고 있다. (사진)=대한황실진흥원.

광무황제와 명성황후의 아들 척(坧)이 1907년 7월 20일 대한제국 제 2대 황제로 등극하고 연호를 융희(隆熙)라 하였다.

일제는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병조약으로 한 나라에 두 명의 황제는 있을 수 없다며, 대한제국은 조선국으로, 융희황제는 순종 임금으로 멋대로 바꿨다. 이로서 삼한(三韓)의 한민족 반만년 역사에서 최초로 건설된 대한제국(大韓帝國)은 일제에 의해 두 명의 황제 모두 비운의 신세가 되어 막을 내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