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혜 의원

[뉴스에듀] 서울대가 겉으로는 사외이사 겸직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안으로는 사외이사 교수들의 학기중 해외출장이나 근무시간 관리 등은 전혀 하지 않아 복무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 유은혜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외이사 겸직 교수 가운데 2014년 이후 해당 기업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례가 12건 있었는데, 학기 중에도 현지법인이나 공장시찰 등을 이유로 휴강을 하고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경영대학 A교수는 현대자동차 해외법인, 현지공장 등의 방문을 이유로 총 7차례 회사로부터 여행경비 일체를 부담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현대차 중국법인 방문을 위해 학기중인 2014.11.3.~11.8에 출장을 다녀왔고, 두 달 뒤 2015.1.5.~1.11에는 글로벌경영 견학목적으로 미국 LA와 호놀룰루를 다녀왔다. 여행일정 확인결과 현대차 미주법인이 있는 LA에는 겨우 하루만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호놀룰루에서 머물러 외유성출장으로 의심된다.

경영전문대학원 B교수 역시 학기중인 2015.5.21.~5.25.일까지 수업을 휴강하고 해외법인 시찰을 위해 출장을 다녀왔고, 생활과학대학 C교수도 2015.10.22.~10.25. 중간고사 기간 동안 해외법인 시찰을 다녀왔다. 

사외이사 겸직 교수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해당 기업으로부터 교통비, 회의수당, 업무활동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고 해외출장 지원 역시 규정상 가능하다. 그러나 유은혜 의원은 “법인시찰, 연구 및 강의자료 수집을 위해 학기 중에 휴강을 하고 갈 정도로 꼭 필요한 출장이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교수의 본분이 학생의 교육지도임에도, 해외출장을 승인해준 서울대가 사외이사 겸직 교수에 대한 복무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동안 사외이사 제도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고액 연봉만 받으면서 기업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고, 서울대에서도 그러한 비판을 수용해 겸직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유은혜의원은 “발전기금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하는 지금의 방식만으로 서울대가 사외이사 겸직 제도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교수의 본분인 학생의 교육지도와 학문연구에 소홀하지 않도록 사외이사 겸직 교수의 직무수행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반적으로 서울대 교수들의 국외출장이 2015년 이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제출한 최근 3년간 전임교원 국외출장현황에 따르면, 2014년에는 학기중과 방학중을 다 합쳐도 전체 국외출장 현황이 3,812건이었으나, 2015년에는 학기중에 다녀온 국외출장만 5,332건이 이었다. <표2>를 보면 학기중 국외출장이 방학보다 많으며, 학기중 공무외 국외출장도 꾸준히 늘고 있었다.

국외여행 지침 위반하며 다녀온 사례도 확인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사후승인 및 여행사유 불충분”으로 적발된 국외출장이 4건이었고, 총장 허가가 필요한 국외출장을 원장 승인으로 다녀온 82건은 내부감사 결과 ‘주의’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유은혜의원은 “지침을 위반하고, 또 개인적인 일로 학기중에 국외출장을 떠나 자리를 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대가 좀 더 철절하게 국외여행 승인과 관리감독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