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화가 성병희 전시, 문신이라는 뼈(Tattoos: Pain Burned into the Bone)

[뉴스에듀] 성병희 작가가 그림 속에 등장시킨 아이들은 모두 개성강한 표정과 몸짓으로 보편적인 심미적 기대를 여지없이 먹어치우는 감각적인 불안을 제공한다.

서울 서교동 무국적아트스페이스에서 2017년 4월13일부터 5월10일까지 열리고 있는 성병희 작가의 개인전 “문신이라는 뼈”전은 붉은 계통의 단색화로 지나친 감정을 억제하며 묘사한 인물화이기에 붓놀림이 세밀하고 인물들이 지닌 내면의 모습이 도드라져 보이는 작품들이다.

아이들 몸에 문신을 빼곡하게 새겨 넣거나 붉은 머리카락을 세밀하게 묘사한 이 선연한 이미지들은, 좀처럼 관심 받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청소년들의 내면세계를 관찰하고 묘사한 결과물들이다.

아이들 눈동자는 고유의 호기심과 맑은 표정을 기대할 수 없이 붉은 눈동자를 선명하게 드러내는데, 그것은 도시 한복판 바람 한 점 별빛한쪽 새어들 수 없는 밀폐된 방에 유기된 야생동물의 모습과 같은 공격적인 눈빛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성이 타자가 아닌 바로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그들 내면에 세분화되어 존재하는 자아들이 분열하고 교집합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편린들로 쌓여 가고 있는 것이다.

성병희는 문신그림에서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많은 상징들과 수사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의도를 더욱 구체화 하고 있다. 문신 속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삶의 충격적인 모습들을 몸의 일부로 뼈처럼 새겨놓음으로서 긍정으로서의 세상을 갈망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성병희 작가는 그림 속 아이들에게 스며든 자아의 함의(含意)를 중화하거나 치명적으로 와해시켜버리기 보다는, 오히려 철저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형태로 저항미술의 분위기를 갱신했다는 점이 현대미술에 있어 매우 큰 성과다.

성병희 그림이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저항미술 또는 민중미술로써 기존 미술이 거대담론적인 관점이라면, 성병희는 사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아이들을 등장시켜, 여러 가지 자아를 리얼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거대담론 그 반대의 저편에서 세상을 관조하고 있다.

문의 : 010-2332-1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