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에스키모인들의 늑대사냥 하는 법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피 묻은 칼날 위에 얼음을 얼려 세워두면 피 냄새 맡은 늑대들이 얼음을 핥아내는데 칼 날이 드러나도 계속 멈추지 않고 핥고 있다고 한다. 이미 얼음으로 감각이 무디어진 혀가 칼 날에 베이는걸 느끼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너덜너덜해진 혀를 빼어 물고 죽어간다고 한다.

요즘 혼자서 살기 프로젝트가 유행이다. 혼밥 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고 , 혼자, 1인 뭐 이런 말에서 외로움이나 부담감은 별로 느끼지 않고, 오히려 대세라고 부추기는 사회다. 기성세대가 졸혼을 외칠 때 젊은이들은 결혼은 미친 짓이야~! 하고 외치는 듯 하다.

우리 주변은 혼자서도 너무 쉽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굳이 결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아내하고 아이와 나눠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결혼으로 인해 일 벌레로 전락해 버리고 싶지 않고 , 자기가 누릴 수 있는 걸 충분히 누리고 , 나중에 꼭 필요하다면 그 때 결혼을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는 여행이며 취미생활이며 언제든지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데, 결혼과 동시에 출산, 육아, 부엌때기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엄마를 보고 배웠기 때문에 최대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고 한다.

반대로 돈이 없어서 결혼을 포기하는 3포세대에 속하는 사람이 더 많다. 본인의 능력으로 결혼을 준비하는데 경제적인 한계가 있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어찌어찌 해서 결혼은 한다고 해도 결혼 후 남들만큼이라는 틀 안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지레 마음을 접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진 자기만의 가족, 가정을 머리 속에 두고, 그 곳에 도달할 때까지 너무도 힘든 일이 많을 것 같아 스스로 주저앉는 포기를 한다.

돈이 있던 없던 얼핏 주변의 여건을 탓하는 듯 하지만, 결국은 본인 스스로 결혼을 포기 하는 거다.
졸 혼, 결혼에서 졸업하고 싶다는 말이란다. 얼마 전 유명탤런트 백일섭씨가 졸혼 선언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의미를 알고 마음이 착잡했다. 70이 넘은 다 늙은 나이에 결혼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유는 굳이 캐묻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들도 아리따운 아가씨와 건장한 청년일 때 부모님과 일가친지들 앞에서 백년해로를 약속하며 결혼식을 올리고 자연스레 딸 아들 구별 없이 생기는 대로 낳고 남편은 밖에서 열심히 돈 벌어 오고, 아내는 남편이 벌어온 돈 한 푼이라도 아끼며 자식과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부부는 다리 뻗고 편한 잠 한 번 못 잤으리라.
젊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정신 없이 살아내느라, 그 들 자신도 나이 먹으며 늙어가는 한 인간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생각조차 할 겨를도 없이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는 벌써 60, 70이 넘어가고 있고, 주변친구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나에게 남은 시간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란 초조함 때문 이었을까 ,

그 동안 살아온 뒤를 돌아보니 가장으로써 책임은 다했으나 나 자신을 모조리 가족에게 바친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지금이라도 스스로 보상을 받고 싶은 몸부림이 결혼으로부터 졸업을 시켜달라고 선언을 하게 되었나 보다.

결혼은 무덤이다 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현실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내던 우리 부모님들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불안한 시작을 했었다. 그 당시 현실 여건들은 지금보다 턱없이 부족했어도 알콩달콩 예쁜 아내와 자식이 있는 가정을 꿈꾸며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누구나 결혼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돈이 있거나 없거나 결혼을 포기하고 피하고 싶은 그들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각오와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은 맞다. 너덜너덜한 혀를 빼 물을 그 뻔한 미래의 그림자가 보임에도 그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결혼에 대한 용기를 내야 한다.

이해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솔직히 지난 50여년을 가장으로 아빠로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써 그 역할에 책임을 다했으니 이에 결혼 졸업장을 수여 합니다… ?? 라고 하고 싶다. 그들이 결혼을 통해 2세를 낳고 세대유지를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 만으로도 그들의 졸혼( 결혼에서 졸업하는 일 ) 을 반대하고 싶지 않다. 힘들었을 테니까, 때로는 버거웠을 테니까

하지만 누구나 졸혼의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해야 졸혼도 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는 혼밥을 먹으려고 아등바등 살고 있지 않은가. 굳이 결혼에 대한 금을 그어가며 혼밥을 지키다가 다 늙은 70이 되어서 또 다른 졸혼( 혼자서 밥 먹는 일을 졸업하는 일 ) 을 선언하게 된다면 그 또한 안타까움이 없을까.
지금 무덤이 될지, 요람이 될지 살아보지도 않고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졸혼이란 죽어도 생길 수 없는 일이다.

설사 뻔히 보이는 늑대사냥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피하지 말고 결혼해서, 맘껏 사랑하고 가족도 만들어 보고 그래 보는 건 어떨까? 50년 후, 결혼을 하던 안 하던 우리의 삶은 세상을 핥고 핥아서 너덜너덜한 혀가 되어가고 있을 테니까.

웨딩포커스 대표 오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