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이희선 기자] 오늘도 동네 골목 구석구석을 순찰 중인 서산경찰서 서부지구대 이윤재 순경과 안태인 순경.

9.20 새벽 1시경 서산시 석림동의 한 놀이터에서 10대 3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들은 이틀 전인 9.18 새벽 4시 30분경 복면을 쓴 채 편의점 주인을 과도로 위협하여 20만원 상당을 빼앗아 달아났던 사건의 용의자들의 인상착의와 비슷하였다.

이 순경은 이들에게 다가가 소속과 성명을 고지하고 불심검문의 이유를 설명하며 신분확인을 하였다. 이틀 전 발생한 강도사건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물었으나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일단 지구대로 임의동행 하여 구체적으로 행적 등을 물었다.

▲ [일러스트 =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겁 없는 10대들의 반항이 지구대에서 행패부리는 취객들은 저리 갈 정도로 거세었다. 범죄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채, “그 때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죄 없는 사람을 경찰이라고 이렇게 인권을 침해해도 되느냐! 당신들 다 징계 먹게 해 주겠다”며 난리를 피웠다. 이순경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더 이상 지구대에 머물게 할 수 없어 인적사항만 확인 후 일단 귀가조치 시켰다.

그래도 의심이 풀리지 않은 이 순경은 증거확보를 위해 10대들이 있었다는 PC방에 찾아갔다.

이순경은 이 10대들이 9.18 새벽 3시경에 자신들이 있었다는 PC방에서 나갔다가 5시경에 다시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편의점 강도사건 발생 시각이 새벽 4시 30분이고, 검문 당시 10대들이 입고 있었던 옷과 편의점 CCTV 화면에 나타난 용의자 옷은 매우 흡사하였다.

범행증거가 확실시 되는 순간 이었다.

이 순경은 다시 10대들에게 연락하여 CCTV영상을 보여주며 범죄사실을 추궁하였다. 확실한 증거 앞에서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던 10대들은 결국 범죄사실을 시인하며 용서를 구했다.

이들 10대 3명은 가출청소년으로서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상습적으로 절도와 강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 왼쪽부터 정용선 충남지방경찰청장, 안태인 순경, 이윤재 순경, 한달우 서산경찰서장 [사진 =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이 소식을 들은 정용선 충남지방경찰청장은 21일 오후 서산경찰서를 방문하여 두 경찰관에게 직접 표창장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불심검문에 대한 찬반의견 조사 결과,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65.9%, ‘사생활 및 인권침해이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24.5%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만일 인권침해라는 이유로 불심검문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경찰관들도 법에 허용된 불심검문 하기를 주저한다면, 흉기 들고 다니며 강력범죄를 일삼는 범인들을 조기에 검거할 수 있었을까?

또 다른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계속 생겨났을 것이 분명하다.

“신속한 검거가 최선의 예방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행동이 수상한 자에 대한 불심검문이 불가피한 것이다.